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농성을 시작한지 일주일째다. 국회법을 잘 모르시는 일반 국민들 중에서 여당 입장이신 분들은 "그냥 끌어내면 되는 것 아냐"...이렇게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쉽지 않다.

우선 본회의장 입장이 허용된 인원과 행동 반경이 문제다. 국회의장이 강제 진압등을 이유로 경호권 등을 발동하면 국회 경위, 방호원이 본회의장에 진입할 수 있지만 의원들을 강제로 본회의장 밖으로 몰아낼 순 없다.



강제 해산하더라도 본회의장내 의장석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지 본회의장 밖으로 밀어 내지는 못하는 것.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이 인간사슬을 형성하겠다고 엄포하고 있으니 해산이 쉽지 않다.(50여명의 사람들이 자일 같은 것으로 서로를 묶으면 한번에 이들을 들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떼어내기 위해 몸싸움을 해야 하는데 상당히 볼상 사나운 광경이 연출될 수도 있다. (이미 국회에선 경위들과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 충돌이 몇번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리가 다 됐다면(국회 의장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의사봉을 잡은 경우) 법안 표결 절차가 또 남아 있다.

국회법에는 법안의 이름을 국회의장이 모두 호명하게 돼 있다. 만약에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모두(85건이라고 한다)를 상정하고 싶으면 법안 이름을 거명하는데  그만한 시간이 필요하다.

호명한 뒤에는 표결이 필요한데 지금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법안의 일괄 처리가 쉽지 않다(이 부분이 애매한데 일괄상정 일괄처리가 예정에는 가능했다)


표결처리를 해야 한다면 안건 하나 처리하는데 1분만 잡아도 85분이상 걸린다.
그 시간동안 야당의원들이 가만히 있을까(탄핵을 비롯해 뗑깡치는 국회 모습을 보면 상상해 보라.신발이 날라다니고 고성이 오가고...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국회법이 이처럼 '복잡하게' 만들어진 것은 그동안의 '시행착오' 결과물이다.
새벽에 야당에 안 알리고 여당끼리만 법안 처리하고,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이 아닌 지방기자석에서 법안 처리했던 과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강제로 만든 절차적 민주주의 산물이다.


민주주의라면 지켜야할 최소한의 매너에 해당되는 셈이다. 그래서 지켜야 한다.

사족으로 본회의장에 최근 들어가본 의원 말을 옮겨보면 "힘들고 지친다. 협상을 잘해 본회의장을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단다. 농성 6일째를 맞은 오후에 민주당 의원 일부가 했다는 말이다. 민주당 의원님들 얼마나 나오고 싶겠는가.

Posted by 안산거사
신문방송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의사환경이란 말이 있다.
한자및 영어로는 擬似環境, pseudo-environment라고 쓴다.
한자를 보면 뜻을 짐작할 수 있지만 "대중 매체를 통한 정보에 의하여 사람들의 의식 속에 만들어지는 이미지"가 그 정의다.

월터리프먼이란 유명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가 사용한 용어로 대중매체의 현실 반영을 '제대로 집어낸' 통찰이다.

대중매체가 전달하는 팩트는 사실이긴 하지만 '파편화된' 까닭에 '현실'은 아니라는 것. 예를들어 충청투데이가 매일 발행하는 신문은 우리 사회 전반의 환경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것이 모든 진실은 아니'라는 것.

대중매체 종사자들은 이같은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서  의사환경을 극복하고 '리얼'을 보여주기 위해 진화해 왔다.

대중매체가 의사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사례는 여러가지다. 심층 취재를 비롯해 다큐멘타리, 리얼 버라이어티에 이르기까지...

최근 영화중엔 '영화는 영화다'와 '트로픽 썬더'가 '리얼'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 '영화는 영화다'는 김기덕 감독 영화답지 않게(?)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게 관객의 눈을 끌지 않았을까.

주말 방송가를 장악하고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도  '의사환경'을 극복하고 '리얼'을 강조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버라이어티'에서 '연예인들의 실상'에 대해 접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탓에 시청률도 프로그램을 끌어 갈만하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도 '리얼'이 한때 인기를 끌었는데 '돌발영상'이 그 것이다. 가감 없이 정치권 행태를 보여준 탓에 케이블 방송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뒤 따르는 아류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돌발영상이 없어지면서 정치권에서 '리얼' 프로그램 찾아 보기가 다시 힘들어졌다.
물론 최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간 충돌이 밤중 뉴스에 등장해 '여전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정치가 그 속내를 모두 보일 경우 끔찍할 거다. 왜냐면 그 명분이란 뒤에 숨어 있는 '실리'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17대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30년동안 노동운동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국회에서 한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한 바 있다.

기자 초년병 시절 전국에서 매일 일어나는 살인사건 현황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매일 여러명이 살해 당하기 때문이다. 그 때 생각하길 '이걸 모두 보도하면 읽는 사람이 살기 싫을 것'이라고.

대중매체가 생산해 내는 '생산물'은 소비자가 '자신의 눈'으로 잘 보고 소화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대중 매체가 만들어낸 '의사환경'을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개의 신문을 읽는 것이 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Posted by 안산거사



일요일의 국회는 평소보다 더 바쁘다.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은 정치권에선 가장 중요한 날이다. 그 월요일 아침을 장식하는 것이 조간 신문이고 조간은 일요일 취재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7일 일요일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민주당 정세균 대표 기자간담회,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포함 당 5역 회의, 국회 정론관에서 이어진 당 대변인들 브리핑, 그리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한나라당, 민주당 대표들은 당사에서 기자회견, 선진당은 국회에서 회의,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한다. 이걸 혼자서 직접 챙길 수는 없지만 일요일 당직이라 직간접적으로 다 챙긴다. (국회에서의 취재거리는 거의 모두 직접 챙기고 당사에서 벌어진 일들은 메일, 보도자료 등으로 챙긴다)


바쁘게 챙기다 보니 일요일 근무는 금새 시간이 가곤 하는데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의 논평이 귀를 때린다(국회 내부 방송을 틀어 놓고 기사 작성중 들리는 논평)


"자유선진당은 오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의 2중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야당은 없다고 공격했습니다.


자유선진당 덕분에 원내 5석의 민주노동당이 제1야당으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렇게 높이 평가한 것은 고맙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2중대로 확실히 전락해서 서민대중의 가슴에 못을 박은 자유선진당의 입에서 그런 논평을 받게 된 것에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낌니다.

그 논평의 즉각적인 철회도 아울러 요구합니다"






민노당 박 대변인 이야기를 듣다보니 선진당 논평 내용이 궁금해졌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노당 논평 나오기 한시간 전쯤에 한 것 같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민주당이 보여 온 망언과 행동을 볼 때 우리나라에 제1야당은 없다는 것이 우리 자유선진당의 기본 입장이다.

말 같지 않은 말, 글 같지 않은 글에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입과 손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4월 쇠고기 정국에서부터 지난 달의 추경예산에 이르기까지 우리 자유선진당의 정교한 법리를 그대로 따르고 우리의 중재안을 그대로 받아들여온 점을 볼 때

민주당은 적어도 국회운영 면에서는 우리 자유선진당의 제2소대일 뿐이다.


그리고 국민적 인식이라는 점에서 볼 때

민주당은 김정일의 하수당이거나 민주노동당의 제2중대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조금 길게 인용했지만 지금 야권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 논평 아닐까 한다.

여야의 정체성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궁금증을 끌기도 한다.

독자 여러분들도 각 정당의 정체성을 잘 살피시라.




 
 





Posted by 안산거사